실로 오랜만에 산을 찾는다. 동네 뒷산 오르는 것도 등산이라 해야 할지 모르지만, 누군가와 함께 가 아닌, 나 혼자 오르는 건 5년 만이다.
아직은 쌀쌀한 4월 초, 이제 7살 된 발바리 암컷 한 마리와 산을 올라 가려니, 벌써부터 숨이 턱까지 찬다.
고작 10여분 될까 말까 한데, 설악산 올라가는 것만큼 힘들어, 몇 번이나 도로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그런데도 내 발걸음은 계속 올라갔고,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다.
막상 이렇게 올라오고 보니, 숨이 ‘탁’ 터진다. 하늘도 산도 건물도 모두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뷰도 예술이고.
“쪼르륵”
주머니에서 텀블러를 꺼내, 레몬차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온기가 전신으로 퍼져 나가고, 상큼한 레몬 향은 감성에 젖게 했다.
눈물이 ‘또르륵’ 떨어진다. 그저 경관을 바라봤을 뿐인데, 또 주책이다. 이런 짓 그만하려 했는데, 다 이 멋진 뷰 탓이다.
“누리, 집에 가자!”
산을 내려오다, 뒤를 한번 돌아봤다. 방금 전까지 내려온 길이 가지런하게 보인다. 오를 때만 해도 꼬불꼬불한 길이었는데, 먼 발치에서 보니 하나의 선이다.
어느 틈에 왔는지, 누리가 내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살랑거리는 꼬리를 마구 흔들며 나와 눈을 맞추며 웃는다.
“뭐라도 사 갈까!”
집을 향해 바삐 걷던 걸음이 돌연 마트 방향으로 틀어진다. 그렇게 들어가서 된장찌개 재료와 밑반찬 몇 개, 그 외 이것저것 주섬주섬 담고 보니 제법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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