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에피소드 2] 나는 운에 쫓겨 산다

Korean observer 2023. 6. 12. 20:15

결국, 해질녘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기분전환 해주겠다고 꼬셔서 나오게 만들더니, 이것이 나를 초 폐인으로 만든다.

 

그러고도 뭐가 그리도 좋은 지 룰루랄라노래까지 부르며, 사온 것들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저녁 먹을 준비도 했다.

그에 반해 난 지친 몸을 끌고,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서 머리 말릴 새도 없이, 그대로 침대로 돌진했다.

 

그런데 얼마 후, 웬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이대로 잠이 들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느닷없는 훼방에 숯 해주러 온 분인가?’ 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들리는 대화는 그게 아닌 듯하다.

 

-

 

그래서 문을 빼꼼열고 밖을 내다봤다. 그러자 웬 남자와 대화하다 말고, 다인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 이제 나오네!”

우선 서로 인사해!”

안녕하세요! 다인이 친구 차정우입니다!”

 

얼결에 닥친 상황에 당황해서, 다은을 보며 뭐야?” 라고 눈짓을 보내는데, 남자가 먼저 인사를 해온다.

 

?  , 안녕하세요!”

 

그 때문에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 그대로 노출된 채, 빙구같이 답인사를 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어서 빨리 말 하라?”는 눈빛으로 다인을 쏘아봤다.

 30대 초중반대의 또래로 보이는, 길쭉한 훈남 스타일의 남자가 왜 여기 있는지 들어야 하겠기에.

 

뭐야? 레이저 나오겠네!”

그만 쏘아봐! 여기 사장이야!!”

 

다인이 여기 사장이야!”라는 말까지 하자, 발빠르게 스캔하던 눈빛이 멈추고 바로 납득했다. 말로는 친구라고 했지만, 애인이거나, 썸 타거나!’ 둘 중 하나 일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밥 먹는 내내, 둘에게서 오가는 눈빛이 너무 달달해, 저 절로 인상이 구겨진다. 이공간의 눈치 없는 불편려가 된 것 같아서.

 

그저 똥 씹은 표정으로, 고기만 우걱우걱씹고 있는데, 돌연 남자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그러더니 잠시 후, 웬 남자가 우리 쪽으로 접근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