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질녘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기분전환 해주겠다고 꼬셔서 나오게 만들더니, 이것이 나를 초 폐인으로 만든다.
그러고도 뭐가 그리도 좋은 지 ‘룰루랄라’ 노래까지 부르며, 사온 것들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저녁 먹을 준비도 했다.
그에 반해 난 지친 몸을 끌고,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서 머리 말릴 새도 없이, 그대로 침대로 돌진했다.
그런데 얼마 후, 웬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이대로 잠이 들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느닷없는 훼방에 ‘숯 해주러 온 분인가?’ 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들리는 대화는 그게 아닌 듯하다.
“끼-익”
그래서 문을 ‘빼꼼’ 열고 밖을 내다봤다. 그러자 웬 남자와 대화하다 말고, 다인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앗! 이제 나오네!”
“우선 서로 인사해!”
“안녕하세요! 다인이 친구 차정우입니다!”
얼결에 닥친 상황에 당황해서, 다은을 보며 “뭐야?” 라고 눈짓을 보내는데, 남자가 먼저 인사를 해온다.
“네? 네, 안녕하세요!”
그 때문에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 그대로 노출된 채, 빙구같이 답인사를 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어서 빨리 말 하라?”는 눈빛으로 다인을 쏘아봤다.
30대 초중반대의 또래로 보이는, 길쭉한 훈남 스타일의 남자가 왜 여기 있는지 들어야 하겠기에.
“뭐야? 레이저 나오겠네!”
“그만 쏘아봐! 여기 사장이야!!”
다인이 “여기 사장이야!”라는 말까지 하자, 발빠르게 스캔하던 눈빛이 멈추고 바로 납득했다. 말로는 친구라고 했지만, 애인이거나, 썸 타거나!’ 둘 중 하나 일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밥 먹는 내내, 둘에게서 오가는 눈빛이 너무 달달해, 저 절로 인상이 구겨진다. 이공간의 눈치 없는 불편려가 된 것 같아서.
그저 똥 씹은 표정으로, 고기만 ‘우걱우걱’ 씹고 있는데, 돌연 남자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그러더니 잠시 후, 웬 남자가 우리 쪽으로 접근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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