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좋지?”
“응, 좋아! 음식도 다 맛있고!”
“그치! 그럼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
맛있는 음식에 기분이 좋아, “여기 좋지?”라는 말에 별 생각 없이 동의했더니, 불쑥 “자고 갈까?”라며 시동을 건다.
“그러지 말고, 자고 가자! 응! 응!”
“내일 일요일이잖아!”
진짜 말 꺼내기 무섭게 조르기 시작하는데 난감하다. 하긴 누리도 데려왔고, 내일은 일요일이니 자고가도 되긴 하지만,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강아지 싫어 할 수도 있어?”
“괜찮아! 여기 카라반도 같이 운영하니까!”
애꿎은 누리 핑계까지 대면서 거절하려 했는데, 이 기집애 입에서 나온 말 때문에, 말문이 막힌다.
“이제, 문제없지! 자고가는 거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찰나, 말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결론을 내리고 결제까지 해버린다. 졸지에 꼼짝 없이 자게 생겼다.
진짜 결단력과 행동력 만큼은 알아줘야 하는 무서운 년이다.
“뭐! 뭐! 사야 되지? 우선 편하게 입을 옷과 생필품 사고, 저녁에 먹을 바비큐 할 고기와 야채, 그리고 누리 밥도 사야 겠지!”
“뭐, 그러시든가.”
그렇다 보니, 엉겁결에 달리는 차 조수석에 앉아, 살짝 흥분한 채 떠드는 다인의 수다를 들으며 마트에 도착했다.
마트에 들어서자 다인은 물 만난 고기처럼 카트에 물건을 쓸어 담았다. 고작 하룻밤 자는 데, 뭐가 그리도 살게 많은 지, 들어온 지 한 시간이나 넘었는데도 여전히 마트 안이다.
“뭐야! 이게?”
“왜? 좋잖아! 기분 전환도 되고!”
“말을 말자! 해서 뭐하냐!”
불만 가득한 투덜거림에도, 다인은 ‘쏘쿨’하게 넘기며, 마트 안 독주를 계속했다. 이미 내 볼멘소리 같은 건 아예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뭐 더 사야 돼? 다 산 거 아냐!”
“다 사긴, 제일 중요한 고기가 빠졌잖아!”
급기야, 고기를 안 샀다며 정육코너로 달려가는 궁둥짝을 보자, 진심으로 이 미친년에게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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