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에피소드 2] 나는 운에 쫓겨 산다

Korean observer 2023. 6. 12. 20:12

여기, 좋지?”

, 좋아! 음식도 다 맛있고!”

그치! 그럼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

 

맛있는 음식에 기분이 좋아, “여기 좋지?”라는 말에 별 생각 없이 동의했더니, 불쑥 자고 갈까?”라며 시동을 건다.

 

그러지 말고, 자고 가자! ! !”

내일 일요일이잖아!”

 

진짜 말 꺼내기 무섭게 조르기 시작하는데 난감하다. 하긴 누리도 데려왔고, 내일은 일요일이니 자고가도 되긴 하지만,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강아지 싫어 할 수도 있어?”

괜찮아! 여기 카라반도 같이 운영하니까!”

 

애꿎은 누리 핑계까지 대면서 거절하려 했는데, 이 기집애 입에서 나온 말 때문에, 말문이 막힌다.

 

이제, 문제없지! 자고가는 거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찰나, 말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결론을 내리고 결제까지 해버린다. 졸지에 꼼짝 없이 자게 생겼다.

 

진짜 결단력과 행동력 만큼은 알아줘야 하는 무서운 년이다.

 

! ! 사야 되지? 우선 편하게 입을 옷과 생필품 사고, 저녁에 먹을 바비큐 할 고기와 야채, 그리고 누리 밥도 사야 겠지!”

, 그러시든가.”

 

그렇다 보니, 엉겁결에 달리는 차 조수석에 앉아, 살짝 흥분한 채 떠드는 다인의 수다를 들으며 마트에 도착했다.

 

마트에 들어서자 다인은 물 만난 고기처럼 카트에 물건을 쓸어 담았다. 고작 하룻밤 자는 데, 뭐가 그리도 살게 많은 지, 들어온 지 한 시간이나 넘었는데도 여전히 마트 안이다.

 

뭐야! 이게?”

? 좋잖아! 기분 전환도 되고!”

말을 말자! 해서 뭐하냐!”

 

불만 가득한 투덜거림에도, 다인은 쏘쿨하게 넘기며, 마트 안 독주를 계속했다. 이미 내 볼멘소리 같은 건 아예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뭐 더 사야 돼? 다 산 거 아냐!”

다 사긴, 제일 중요한 고기가 빠졌잖아!”

 

급기야, 고기를 안 샀다며 정육코너로 달려가는 궁둥짝을 보자, 진심으로 이 미친년에게 두 손 두발 다 들었다.